기계과 진로(07학번 졸업생이 느끼는 추천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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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1.필자는 누구 인가?

안녕하세요. 마라포(My Life Portfolio) 입니다. 저는 경상도 지방1에 있는 공대를 졸업하고 24년 기준 직장생활 12년차가 되었습니다.

  • 화공기기 제작업체 설계팀2 (약1년)
  • 용접 열처리(PWHT) 업체 QC (약1년)
  • 항만하역업체의 크레인 관리 및 설비 운영 (약10년)

현재의 회사가 제가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가장 연봉이 높고, 안정적이어서 선택하였습니다.3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경력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기계 관련 경력을 적게 쌓음), ‘더 이상 이직이 불가능 한 걸까?‘ 하는 고민을 하는 직장인 입니다.

2.왜 이 글을 작성 하는가?

이번에 07학번 동기가 결혼을 하게 되어, 6년 만에 회동을 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및 선후배들을 만나서 밤새 이야기를 하다보니 느끼는 것도 많고, 예전에 취준생 시절, 그렇게 선배들을 만나고 찾아가 ‘기계과 졸업하면 어디로가요?’ 등의 진로를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후배들과의 만남의 기회도 없고4 어쩌면, 대기업 등 소위 ‘잘나가는 기계과 선배’가 아닌 ‘나름대로 고군분투해서 어찌어찌 사회에 있는 기계과 선배‘의 이야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글을 작성합니다.

독자에게 당부사항

  1. 위와 같이 필자는 ‘전문가로서의 기계공학과의 전망’이 아니라 ’12년차 경력의 중견기업 기계과 선배의 넋두리’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각 산업의 모든 분야를 알지는 못합니다. 제가 경험하고 듣고 배운 것을 공유하는 것이므로, 현업에서 일하시는 분들과는 일부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계공학과는 무엇을 배우나?

기계공학과 이미지

학교마다 배우는 세부 과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는 ‘자동차’에 특화되어 있어 그와 관련된 수업과 이론이 특히나 많았습니다.5 수도권이라면 기계공학과라도 ‘반도체’에 집중된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선박’, 부산의 모 학교는 ‘냉동기계'6 등이 있습니다.

주로 3~4학년이 되어서 위와 같이 ‘특화’된 과목들을 배우게 됩니다.

  • 1학년 : 기초과정 (물리학/미적분학 등)
  • 2학년 : 역학과목(동역학/유체역학/재료역학/열역학 등)
  • 3학년 : 심화과목(진동/유체역학 심화/기계요소설계/냉동공학)
  • 4학년 : 선택과목( 다양함 + 캡스톤 프로젝트7 )

‘수학을 잘하는데 or 못하는데 과연 공대 가도 되는 걸까요?’

공대에서 ‘수학’을 못한다는 것은 매우 불리 합니다. 하지만 ‘가면 안됩니다!’ 라고 말하기엔 주위에 극복한 사례가 너무 많아서8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1학년~2학년 시기에는 미적분학 → 공업수학 으로 수학의 기초를 다집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각종 공학적 문제들을 ‘공식’을 세우고 답을 내는 과정을 배웁니다.9 이때 기초인 ‘미적분학’을 모른다면 수업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해서 따라가기가 매우 난감할 수 있습니다.

  • 수학을 배울 마음이 있다 → 진학 가능
  • 수학을 위해서 입학 전 공부를 할 의향이 있다 → 진학 가능
  • 나는 ‘숫자’라는 것을 보면 경기를 일으킨다 → 진학 불가능

3학년~4학년 시기에는 ‘수학’만 잘했던 저에게는 매우 힘든 시기 였습니다. 이때 배우는 것들은 현실에서 공식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공학적 문제를 각종 실험식10 이 다수 등장합니다. 즉, 암기 과목이 되어버립니다. 11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으로 ‘컴퓨터’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디.12 졸업생으로서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수학이 다가 아니더라, 의향이 있으면 오라’

기계공학과에서 배운 것은 어디에 쓰일까?

제가 입학할 때, 기계과의 진로 등을 살펴보면 너무 광범위해서 오히려 답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선배들 혹은 주위에 물어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항상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어… 근데 맞습니다. 기계공학과는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공대에서 가장 “범용성”이 높은 학과가 바로 기계공학과 입니다. 13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아니라 “기계”가 쓰이기 때문에 “기계”를 취급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제가 졸업하고 5년이 되지 않았을 때, 후배들이 물어보면 똑같이 대답했었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다.” 사실, 저 말을 할 때에 제 솔직한 심정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건 아는데, 다들 어디서 뭐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근데 가긴 가더라”가 제 마음이었습니다.

경력 12년차가 되니 주위 친구들도 직함이 과장 혹은 선임급이 나오고, 회사에 전반적인 사항14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고, 또 중요한 것은 학과에 상관없이 업체 관계자 등을 많이 만나다 보니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하는 일이 매우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분류를 하기는 힘듭니다. ‘직업별 / 직무별 / 산업별15 로 나누어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전공과목” 으로 분류 해볼까 합니다.

열/유체 관련과목

열역학/유체역학을 좋아했던 친구들 혹은 그쪽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16 분야를 보겠습니다.

  • 화학설비 관련 업체 (각종 기름집17 , 화학회사 등)
  • 식품 관련 업체18
  • 발전소
  • 제조업(플라스틱 제외)
  • 기타(폐기물, 건축/토목 등)

어디서 어떻게 쓰인다 ! 하는 것은 맡은 역할과 직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저 과목들이 연관이 있는 것이지 ‘머리 싸매고 계산기 두드려야 하는거야?‘ 하는가 하면 ‘아닙니다.‘ 저러한 산업의 Process를 이해하기 위해서 열/유체 과목들이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전소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근무 했었습니다. 제 직무는 QC로 용접이 제대로 되었는가?19를 검수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용접과 관련하여 ‘왜 이 파이프는 이러한 재질로 썻는지?‘ 를 이해 하려면 열역학에서 ‘온도와 압력, 그리고 물상에 따른 상관관계‘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20공간도 안나오는데, 왜 파이프를 이렇게 꺽어놨나?‘ 유체역학에서 ‘관마찰 계수‘ 라는 단어를 기억한다면 납득이 됩니다. 석사가 아닌 이상21 우리의 직무는 학부 때 배웠던 ‘정확한 계산’이 아니라 ‘Project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바탕‘을 배운다 보시면 됩니다. 식품관련 업체도 발전소도 화학설비 관련 업체도 마찬가지 입니다. ‘강철’을 다루는 것이 아닌 ‘유체’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꼭 필요한 과목입니다.

재료/동/기구 관련과목

재료역학/동역학/기구역학 등 찐(?) 기계과스러운 과목을 사용하는 산업에 종사하는 분야

  • 각종 제조업(특히 자동차/선박 등)
  • 제철소
  • 기계설비 보수 업체

보통 기계공학과가 메인이 된다고 하면 위와 같은 회사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22 회사에서 하는 일 중에서 “용접”, “철” 뭐 이런게 필요해 보인다면, 위와 같은 과목이 항상 베이스로 쓰인다고 보면 됩니다. 23 예를들면, 저는 특수한 크레인을 관리하고 있는데, 실린더를 교체 해야하는 상황에서 ‘시방서를 쓰고, 현장설명회를 열고, 강도계산서를 검토‘하는 일을 합니다. 이때 재료역학에서 배운 지식을 거의 다 사용하게 됩니다. 계산은 아니더라도 형상에 따른 강도의 차이, 트러스 구조의 부재강도 작게는 나사(Bolt) 갯수의 적장성 정도는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대 중에서 기계과는 어떤데? (평가와 당부)

취업의 측면에서

장점

  1. 취업처가 다양하다.(취업 깡패, 대기업/중소기업/공무원 등등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
  2. 직무가 다양하다. (적성에 안맞으면 부서이동/이직 등이 쉬운편)
    • 사무직이 좋아요! – 연구직, 설계직 24
    • 현장직이 좋아요! – 생산관리, 운영팀

단점

  1. (일부)’어디든 갈 수 있다.’ 는 준비 안하면 ‘어디에도 못 간다’가 될 수 있다.25 (직렬/직무를 선택 해놓고 생각을 미리 해보고 지원하기를 바란다.)
  2. 기계가 메인이 아닌 회사의 경우에는 ‘핵심 인재’ 라는 이미지가 없을 수 있다. (경력이 물경력이 될 수 있다. 26 )
  3. 업무하다보면 ‘참견쟁이’들이 많다.
    • 기계는 눈에 보여서 전공자가 아니라도 한마디씩 자기 의견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27
    • 실제 업무에서는 현장에서 기계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잘 아는 경우가 많다. (이건 맞다.) (하지만, 가끔 절대 아닌 것들도 우긴다.)

진로(경력개발)의 측면에서

장점

  1. 쓰이는 곳이 다양한 만큼, 관련 자격증이 매우 많다.
  2. 같은 직무로의 이직은 매우 쉬운 편이다.

단점

  1. 근데, 자격증 인정을 안해준다.(자격증의 가치가 작은 편이다.)
    • 소위 ‘도장값 있는 기술사’가 기계만 메인으로 해서는 없다. (건축기계 등에서 일부 존재)
  2. 근데 회사마다 설비가 다 달라서 다시 공부해야 한다.

당부의 말(내가 나한테 하는 말)

자격증을 따야한다.

단순히 스펙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되뇌이면서 따야한다. 기계관련 자격증 뿐만 아니라 전기/안전/위험물 등등 넓게 알고, 기술사를 도전하면 좋다. 공기업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28 나중에 이직이나 경력관리에 도움이 분명히 된다. 경력직 이직 시장에서는 내 말에 근거가 되기 때문에 꼭 따야 한다.

‘기계만 알아야 한다’ 는 생각을 버리자

어느 회사를 가든 ‘기계’는 일부분이다. 회사라는 조직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보면, 전기/화학/건축/토목/재료 등 여러 전공자들과 협업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내가 안 배운 거니까 모를수도 있지’ 이런건 통하지 않는다.

다음글 보기 : 기계과 전공 회사에서 하는 일(직무 등)


  1. 지방에 있는 사립 대학교…그래도 라떼는 나름 괜찮은 대학이었는데..[]
  2. 하지만 PR만 주구장창 내었지…[]
  3. 나름 대기업 그룹에 속해 있기도 했고, 돈도 많이 준다고 생각해서[]
  4. 대학에서는 할아버지 겠죠?[]
  5. 이름도 기계자동자공학부 였음[]
  6. 냉동창고 등의 업체가 많아서 그런것이 아닌가 추정함[]
  7. 아아…교수님 취준할 시간도 없는데, 이건 너무…[]
  8. 공대 오면 반 강제로 극복하게 만들어줌[]
  9. 배우긴합니다…[]
  10.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이렇게 하니까 비슷하게 나오는데?[]
  11. 물론 기초공식에서 응용을 하는 것인데, 결국은 다 외워야함[]
  12. Feat.수치해석/FEM 등[]
  13. 그리고 전기과도 마찬가지[]
  14. 그래봐야 공돌이의 편파적인 시각이지만[]
  15. 취업전문가랍시고 받은 컨설팅은 맨날 직무 어쩌고 하더니, 막상 취업해보니 산업별로 차이가 훨씬 심하더이다.[]
  16. 취업되면 그냥 가서 일하는 거지만 ㅋㅋ[]
  17. SK,GS,S-OIL[]
  18. 식품도 화학임[]
  19. 정확히는 열처리는 제대로 되었는가?[]
  20. 계산이 아니라 이해[]
  21. 그리고 연구직무가 아닌이상[]
  22. 자동차나 선박이나 둘 다 전자부품이 많이 들어가서 요즘은 좀 죽었지만..[]
  23. 간단한 지그 설계 같은 건, 하게 될거니까 특히 재료역학은 열심히 해야해요[]
  24. 근데 공대오면서 현장에 한번도 안나간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죠?[]
  25. 만능은 곧 무능이다. 라는 대표적인 과인 것 같아요 ㅠㅠ[]
  26. 제가 그래요..살려줘…[]
  27. 그 말이 맞으면 좋은데, 안맞는 말 빡빡 우기는 상사라면…[]
  28. 아니 솔직히 갈 수 있으면 가는게 제일 좋지[]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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